연구원·농민들 “거짓말쟁이가 돼버렸다”
[단독보도] 베스트셀러 건강서적에 실린 '콩' 사진, 중국산이 국산 둔갑
임민희 기자
▲2007년 6월 출판된 <암을 이기는 한국인의 음식 54가지>. 국산 작두콩이 아닌 중국산 강낭콩 사진이 실려있다. © 사건의내막
김 연구원 “베스트셀러까지 됐고 돈도 벌만큼 벌었으니 이젠 책임 없다 발뺌, 작두콩 연구해온 연구원·재배 농민들 한 순간에 거짓말쟁이가 됐고 소비자들은 혼란 겪어” 성토
출판사 “우리와는 무관한 일, 책 내용과 사진은 저자가 모두 관리…책을 펴낼 때도 사진에 아무 문제없다고 했다” 일축
대표 저자 “사진기자를 섭외해서 각 식품의 사진을 찍도록 했는데 경동시장에서 작두콩이라고 하니까 그걸 찍어온 것 같다. 작두콩이 기존 콩하고 달라서 사실 체크를 못했다” 잘못 시인
지난해 6월 <암을 이기는 한국인의 음식 54가지>라는 책이 발간돼 화제를 모은 바 있다. 대한암예방학회가 주관하고 OO뉴스사가 출판한 이 책은 박모 부산대 식품영양학과 교수 등 30여 명의 식품전문가와 의학자들이 모여 만든 한국인들이 즐겨먹는 항암식품 소개서였다.
방송과 중요일간지, 인터넷에서는 한국인의 사망원인 1위‘암’을 예방할 수 있는 건강신서의 출현을 일제히 반겼다. 생활건강에 관심이 많은 현대인들의 욕구를 적절히 공략한 이 책은 출판된 지 얼마 되지 않아 일약 베스트셀러가 됐다.
그러나 영광도 잠시, 한 연구원에 의해 문제점이 드러났다. 성인남자의 간암에 효과가 크다며 국산 작두콩(56∼59p)의 효능을 적어놓았지만 정작 사진은 항암효과가 거의 없는 중국산 콩(울타리 강낭콩)을 실은 것.
농촌활성화연구소 대체작물 개발팀 김규홍(35) 연구원은 “대한암예방학회와 출판사는 안일한 태도로 잘못된 정보를 제공한 것에 대한 책임을 지고 책임자 사과 및 국민들에게 기존 책과 작두콩 사진의 수정본 책을 교환해 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사주간지 <사건의내막>은 김규홍 연구원의 제보를 토대로 중국산 강낭콩이 국산 작두콩으로 둔갑하게 된 내막과 책 출판 관련자들의 입장을 들어봤다. 또한 이로 인해 판매에 차질을 빚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작두콩 재배 농민들의 심정을 들어봤다.
▲시중에서 판매되고 있는 중국산 '강낭콩' © 사건의내막
국산 '작두콩'의 굴욕
“책이 나온 지 얼마 안됐을 때 작두콩 사진이 잘못 실린 사실을 알게 됐다. 두 곳에 전화를 걸어 이를 알렸고 직접 출판 담당자를 찾아가 국산 작두콩 샘플과 중국산 샘플을 비교하면서 사진 정정을 부탁했다. 처음에는 그러겠다고 하더니 (책이) 7판까지 나오도록 사진은 정정되지 않았다. 1월24일 다시 문의했을 때는 오히려 내게 화를 내고 ‘왜 이리 작두콩을 구하기 어렵고 비싸냐’는 등의 변명을 하며 서점에 배포한 책이 다 팔린 후에 주문이 들어오면 재판해서 수정하겠다고 말을 바꿨다.”
김규홍 연구원은 “대한암예방학회와 출판사는 그간 책을 발간해 베스트셀러까지 됐고 돈도 벌 만큼 벌었으니 이제는 서로 책임 없다 발뺌하고 나 몰라라 한다”며 “이 책 하나로 오랫동안 작두콩을 연구해온 연구원들과 재배 농민들은 한 순간에 거짓말쟁이가 됐고 소비자들은 큰 혼란을 겪고 있다”고 씁쓸함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두 단체의 안일한 대응과 무책임함으로 국민들의 음식에 대한 불신감은 더욱 가중됐고 작두콩을 비롯한 대체작물을 개발, 연구하는 연구원들과 농민들은 허탈감을 호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콩 미이라병, 탄저병 등 콩 병을 오랫동안 연구하며 작두콩과 갓끈 동부 등 대체작물 개발과 식품개발, 항암효과 연구 작업을 진행해 왔다. 현재 (사)한국토종연구회 연구원으로 활동하며 친환경 농산물 개발 및 식품개발연구(작두콩, 갓끈 동부)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사)식물병리학회(연구원)에서 콩과 작물 재배 시 발생하는 병에 대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또한 농촌활성화연구소 대체작물 개발팀에서 작두콩의 항암 효과 및 물질분리 연구, 작두콩을 이용한 약제 개발 연구, 작두콩과 어성초, 삼백초의 추출물 농도에 따른 항암효과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3월에는 한국작두콩연구센터를 설립, 관계전문가들과 함께 작두콩을 체계적으로 연구, 개발해 작두콩의 대중화를 꾀할 계획이다.
그는 “작두콩연구센터를 만드는 목적은 작두콩을 대체작물로 보급화 시켜 농업·농촌·농민의 희망을 밝히고 싶은 포부도 있지만 이번 일처럼 중국산이 국산으로 둔갑해 소비자들에게 혼란을 주는 사태를 막기 위함도 있다”고 밝혔다.
그는 <암을 이기는 한국인의 음식 54가지> 책이 나오면서 작두콩과 약재로서의 효능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많아진 것은 사실이라고 했다. 그러나 잘못된 정보를 시정하지 않고 계속 제공함으로써 일반 소비자들은 물론 작두콩에 희망을 걸었던 암환자나 축농증, 치질 등의 질병환자들에게 실망감과 불신감을 안겨줬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이 그 책을 알게 된 것은 지난해 가을이었다. 한국작두콩연구센터를 설립코자 관계자들로부터 자문을 구하고 뜻이 있는 연구진들을 모집하던 중 주변사람들로부터 작두콩을 비롯한 항암식품 관련 서적이 나왔다는 얘기를 듣게 된 것. 그러나 이내 농민 중 한 명이 그 책에 실린 사진이 국산 작두콩이 아닌 중국산 강낭콩 같다며 확인해볼 것을 요청했다고 한다.
대한암예방학회에 가입해 회원으로 활동하며 정보를 교류해 오던 터라 설마 하는 마음으로 서점에 가보니 실제로 작두콩이 아닌 중국산 강낭콩 사진이 실려 있었다는 것.
그는 “네가 연구한다는 작두콩하고 사진이 다른데 어떤 게 진짜냐, 네 께 가짜 아니냐”는 쓴소리를 들어야 했고, 농민들도 구매자들로부터 항의성 전화를 받으면서 분통을 터뜨렸지만 대응할 방법을 몰라 한숨만 내쉴 뿐이었다고.
사진 오류 책임회피로 일관
김 연구원은 더는 두고 볼 수 없어 대한암예방학회와 출판사에 전화를 걸어 사진이 잘못 실린 경위를 물었고, 출판 담당 관계자를 직접 만나 국산 작두콩과 중국산 샘플을 비교, 설명하면서 사진 정정을 요청했다고 한다.
그러나 처음 출판사에 전화를 걸었을 때는 대한암예방학회에서 이미 검증을 했고 신중하게 펴낸 건데 당신이 뭔데 나서냐는 식으로 믿지 않았다고 했다. 안일한 태도에 화가 나 직접 찾아가서 샘플을 보여주면서 설명하니 그제야 사진을 바꾸겠다고 말을 했다는 것. 그는 당시 고양시 농산물축제와 파주시 장단콩 축제를 맡고 있던 터라 담당자 말을 믿고 수정이 된 줄로 알았다고.
그러나 축제가 끝나고 서점에 가서 확인해 보니 여전히 수정되지 않은 책이 버젓이 팔리는 것을 보고 다시 출판사에 전화를 걸었지만 오히려 그쪽에서 화를 냈다고 한다.
“연구기관이 똑바로 했으면 애당초 사진오류가 생기지 않았을 것 아니냐”, “왜 이리 작두콩을 구하기 어렵고 비싸냐”는 등의 변명을 하며 서점에 깔린 책이 다 팔리면 그때 재판해서 수정본을 내겠다고 말했다는 것. 또한 책 내용과 사진에 대한 책임은 대한암예방학회와 저자에게 있고 이들이 직접 확인하고 펴낸 것이니 자신들은 책임이 없다며 발뺌했다고 주장했다.
김 연구원은 대한암예방학회에도 수차례 전화를 걸어 사진정정을 요청했으나 출판과 관련된 일은 출판사에 물어보라며 책임을 회피했고 담당자와 통화하기도 쉽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그는 “책을 낼 때 한국토종연구회 명예회장이신 안완식 박사님(식물유전자원 분야의 권위자)에게 한 번이라도 자문을 구했다면 이같은 실수를 하지 않았을 것이다. 작두콩을 구하기 어렵다면 재배농민에게 작두콩 샘플을 보내 달라고 요청하면 흔쾌히 보내줬을 것이다. 인터넷 검색창에 ‘작두콩’이라는 세 글자만 쳐봐도 사진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럼에도 그냥 경동시장에 사진기자를 보내서 상인이 작두콩이라고 하니까 아무거나 찍어서 실은 거다”라고 주장했다.
또한 “출판사 측에서 작두콩을 구하기 어렵다고 했는데 경동시장에 돌아다녀 보니 경동물산이라는 곳에서 국산 작두콩을 팔고 있었다”며 “사진 오류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핑계에 지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단순히 사진 하나 잘못 나온 것 가지고 무슨 호들갑이냐고 할지 모르지만 이제까지 작두콩을 꾸준히 연구해온 분들이나 특허를 낸 사람들, 재배를 해 오신 분들은 이 책으로 인해 피해가 만만치 않다고 했다. 더욱이 WTO나 FTA 등으로 수입농산물이 국내로 대거 반입돼 농민들이 설자리를 잃고 있는 상황에서 대체작물을 통해 농업경제를 살리고자 애쓰는 사람들의 의지를 꺾는 일이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10여 년째 작두콩을 재배해온 B씨는 “책을 봤는데 국산 작두콩이 아니고 시장에서 싸게 팔리는 중국산 콩이더라”며 “가뜩이나 경동시장과 약재상 등에서 중국산이 판을 치고 수입산이 국산으로 둔갑해 팔리는 상황에서 책에서 그런 식으로 나오게 되면 누가 농민들을 믿고 물건을 사겠냐”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그는 작두콩이 아직 보급이 안 돼 유통에 어려움이 많다고 말했다. 이를 재배하는 농가도 많지 않고, 수요가 적다는 점, 작두콩에 대한 개발과 연구가 진행 중이라 아직 시장화가 이뤄지지 못한 점 때문에 대부분의 농가가 직거래를 통해 팔거나 지역축제나 행사에서 판매를 하는 게 전부라고. 소비자가격으로 1kg당 3만원에서 7만원 선에서 거래되는 작두콩의 비싼 단가도 일반 서민들에게는 부담이 될 수도 있다고 했다. 때문에 시장에서 1kg당 2000∼3000원에 팔리는 중국산 콩을 사서 먹게 되는 것 아니겠냐고 했다.
정정 보도, 수정본 통해 잘못 시정해야
김 연구원의 설명에 따르면 작두콩은 전국에서 그 방법을 따라하는 검증되지 않은 유사가공품들의 무질서한 난립으로 소비자들의 신뢰를 잃고 있으며 설사 특허를 받았다 하더라도 제대로 인정조차 받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라고 했다. 서울 경동시장의 경우 대경물산에서 유일하게 국산 작두콩을 취급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상품성이 떨어지는 작두콩이라 소비자들의 구매욕을 떨어뜨리고 있다는 것이다.
B씨 또한 항암물질을 가지는 작두콩추출물 및 이를 함유하는 기능성 식품 등 5개의 특허를 가지고 고추장, 청국장, 요구르트 등 다양한 상품개발을 통해 활로를 모색하고 있지만 어려움이 많다고 토로했다.
그는 “작두콩이 농촌의 소득대체작물로 자리매김 하고 보다 널리 대중화되어 저렴한 가격으로 많은 사람들이 애용했으면 한다”며 “작두콩이 축농증이나 치질, 간암 등 몸에 좋다고 하니까 싸게 사먹는 사람들이 많은데 중국산은 항암효과가 거의 없기 때문에 올바로 알고 사먹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전북 김제에 사는 C씨는 귀농한 후 4년째 작두콩을 재배하고 있다. 그는 개인 홈페이지와 카페를 통해 작두콩을 직거래하고 있다. 그는 “1kg당 3만5000원에 작두콩을 파는데 최근 들어 사람들이 전화를 걸어 시장에서는 작두콩이 싸던데 왜 이리 가격이 비싸냐, 돈 더 받으려고 하는 것 아니냐고 묻곤 한다.
그 책이 나온 후 20∼30번 정도 그런 전화를 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농민들이 거짓말쟁이가 됐다”며 “사람들은 농민들보다는 권위있는 단체에서 만든 책을 더 믿게 마련이다. 잘못된 부분이 있으면 빨리 시정해 줬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김 연구원과 농민들의 주장에 대해 OO뉴스 출판 담당 A씨는 “이미 독자에게 판매가 되고 있기 때문에 서점에 있는 책이 다 팔리고 주문요청이 들어오면 그때 수정본을 내겠다”고 말했다. 또한 “우리는 출판사일 뿐 책의 내용과 사진은 저자가 모두 책임 관리한다. 물론 우리도 신경 써야겠지만 그분들이 전문가니까 그분들의 말을 믿었고 책을 펴낼 때도 사진에 아무 문제가 없다고 했다”며 저자의 잘못으로 책임을 넘겼다.
출판사 측에서는 책 내용 어디에서도 국산을 사용하겠다고 언급한 부분이 없기 때문에 중국산 사진이 실려도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보였지만 안을 들여다보면 명백한 모순이 발견된다.
작두콩의 내용이 실린 책 56∼58 페이지를 보면 “본래 평범한 재래음식으로 섭취되던 작두콩은 최근 서울대학교 세포주센터로부터 분양 받은 사람의 자궁경부암, 위암, 간암, 구강암, 혈액암 세포주에 대한 항암실험에서 매우 효과적인 결과를 보여 주목받고 있다. 이러한 효과는 작두콩 추출물과 어성초 추출물을 같은 분량(1:1)으로 처리하였을 경우에도 동일한 효과를 보였다”고 되어 있다.
위 내용은 농민 B씨가 자신이 재배하는 국산 작두콩의 항암효과를 입증하기 위해 자비를 들여 서울대학교에 실험을 위탁한 것으로 이를 토대로‘항암효과를 가지는 작두콩 추출물 및 이를 함유하는 기능성 식품’ 등에 관한 특허를 받은 바 있다. 위 사례를 인용한 것은 바로 이 책이 국산 작두콩의 효능을 설명하고 있음을 드러낸 것이다.
책의 대표저자인 대한암예방학회 명예회장 박모 교수는 “사람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사진기자를 섭외해서 각 식품의 사진을 찍도록 했는데 경동시장에서 작두콩이라고 하니까 그걸 찍어온 것 같다. 작두콩이 기존 콩하고 달라서 사실 체크를 못했다”고 잘못을 시인했다.
박 교수는 책을 만들면서 여러 번 살펴보지만 완벽할 수는 없기 때문에 이점 양해 바라며 혹여 연구원이나 농민분들한테 피해가 있었다면 대표저자로서 사과드린다고 거듭 밝혔다. 그러나 박 교수는 “작두콩 샘플을 구해서 바로잡겠다”고 말하면서도 “이미 7판까지 책이 나온 걸 어떡하겠나. 8판부터는 바꿔서 하는 방향으로 하겠다”고 기존 판에 대한 수정은 언급을 피했다.
이에 대해 김 연구원은 “대한암예방학회나 출판사나 서로 책임 떠넘기기에 바쁘고, 말은 다음 판부터 수정한다고 하지만 언제 나올지도 확실치 않다”며 “내용이 잘못됐다면 정정 보도를 통해서라도 시정을 해야 하는데 어쩔 수 있냐는 안일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그는 책이 나온 후 기존에 재배하던 농가에서 포기하고 싶다는 심정을 토로하고 있다며 모두들 잘못된 정보가 하루빨리 시정되기를 고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출판부 A팀장 입장] “우리는 출판만 했을 뿐 책임 없어”
“서점에 깔린 책 팔리면 주문 여부에 따라 수정본 찍겠다”
-김규홍 연구원이 수차례 정정을 요구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작두콩 사진이 수정이 안된 까닭은? ▲수정을 안 한 것이 아니다. 김규홍씨 말대로 국산 작두콩 사진을 찍어 놨다. 그런데 아직 서점에 깔린 책이 독자에게 판매되고 있기 때문에 재판을 찍지 안은 거다. 서점에 있는 책이 모두 팔리고 나면 주문이 들어오는 대로 수정본을 찍겠다.
-사진이 잘못됐다는 점을 시인하는 건가? ▲잘못됐다기보다는 국산이 아니라는 거다. 다만 한국인의 음식이니까 당연히 국산으로 사진을 올려야 하겠지만……. 작두콩은 현재까지 생산된 게 없고 대부분이 중국산이다. 경동시장에 가보면 알 수 있을 것이다. 생산량이 많지 않고 공급이 안 되는 부분이 있었다. 때문에 그 사람에게 공급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그런데 저자들 얘기는 한국인이 즐겨먹는 음식을 실은 것이지 꼭 토종음식을 실은 것은 아니라고 말하더라. 사실 브로콜리 등도 국산은 아니지 않나.
-작두콩에 대한 내용은 맞는데 사진은 효능이 없는 중국산 강낭콩을 실은 것 아닌가? ▲그건 그 연구원 얘기고 한의사분들은 그렇게 주장하지 않더라. 별 차이가 없다고 했다.
-공급문제를 지적했는데 국내에서 작두콩을 재배하는 농가가 여럿 되는 것으로 안다. 경동시장에도 대경물산이라는 곳에서 국산 작두콩을 팔고 있다. ▲여럿은 아니다. 경동시장에서 약재를 파는 사람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국산 작두콩을 구하기 어렵다고 말한다.
-작두콩을 재배하는 농가나 연구원들에게 피해가 갈 거라는 생각은 안 해 봤나? ▲우리는 출판사니까 원고를 쓰는 것은 저자의 몫이다. 책 내용과 사진에 대한 책임은 저자가 저야 한다. 저자가 책을 펴 낼 때 내용을 모두 확인했다. 그러니 저자가 잘못한 거다. 물론 우리도 신경을 써야 하지만 그분들이 전문가니까 그분들의 말을 믿은 거다. 저자한테 물어보니까 사진기자가 경동시장에 가서 작두콩을 찍어와서 실었다고 들었다.
-수정본을 찍기 전까지는 소비자들이 그 책을 볼텐데 정정 보도라도 내야 하는 것 아닌가?. ▲앞서 얘기했지만 책에 실린 54가지 음식이 모두 한국이 원산지는 아니다. 다만 한국인이 즐겨먹는 음식 중에서 이런 효과가 있다고 소개한 것뿐 국산이냐 아니냐를 다룬 것은 아니다.
[대표저자/대한암예방학회 명예회장 박모 교수] “대표저자로서 사과, 8판부터 바로 잡겠다”
책에 실린 작두콩 사진이 잘못 실린 사실을 알고 있나? -그런 얘기는 들었다. 우리가 그런 것은 아니고 사람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식품을 찍는 사진기자를 섭외해서 모두 맡겼는데 그 사람이 경동시장에서 사진을 여러 개 찍다 보니까 그렇게 된 것 같다. 경동시장 아줌마가 작두콩이라고 하니까 그걸 찍어 온 것 같은데 이미 나온 거 어떡하겠나. 7판이 나왔는데 8판부터는 바꿔서 하는 방향으로 하겠다.
OO뉴스 측에서는 저자가 모든 것을 확인했다고 하던데. - 작두콩이 기존 콩하고 다르고 우리나라 식품이기 때문에 크게 신경을 못썼다. 책을 만들다보면 내용을 여러 번 살펴보지만 완벽할 수 없는 것이기 때문에 다음 번에는 제대로 실릴 수 있도록 하겠다. 대표저자로서 사과 드린다. 국산 작두콩 샘플을 구해서 다음 번에는 옳게 실겠다.
김 연구원이 대한암예방학회에 전화를 해 사진정정을 요청했다고 하던데 듣지 못했나. - 나한테 바로 얘기를 했어야지 번지수를 다르게 가서 그런 것 같다. 그렇다보니 나도 지나가는 말로 듣고 잊어버린 것 같다. 책임지고 바로 잡겠다.
작두콩의 유래와 효능
작두콩은 식용콩 중에서 가장 큰 콩으로 꼬투리 모양이 칼처럼 생겼다고 하여 칼콩, 도두(刀豆), 협검두(挾劍豆)로 불린다. 꼬투리 한 개의 크기는 20~30cm이고 콩알의 크기는 엄지손가락(일반콩의 10배)만 하다. 콩이 크다 하여 임금콩, 장군콩이라고도 한다.
원산지는 열대아시아로 아사에서는 비교적 오래 전부터 재배되어 오다가 17세기경 유럽인에 의해 서부인도에서 전파, 일본에서는 에도시대 초기에 전래되어 띠뜻한 지방에서 자랐다는 기록(1630)이 있다. 우리나라의 재배역사는 정확한 연대는 알 수 없으나 ‘본초강목’을 보면 작두콩의 종류가 6-7종이 된다고 기록돼 있다.
고려시대 이전에 재배되었다가 조선시대에 고려말살 정책으로 작두콩이 궁중에서만 약용으로 재배됐다고 전해지고 있다. ‘승정원 등의 관원들에게 작두콩 종자를 나눠주다’(서기 1491년 1월24일)는 내용이 조선왕조실록 성조22년 1월24일 승정원일기에 기록돼 있다.
작두콩은 흰색과 빨간색, 검은색이 있는데 이중 흰색이 약효가 가장 크다고 알려져 있다. 부위별로 보면 콩알은 축농증, 비염, 치조농루, 치질 등 화농성 질환과 염증성 질환에 이용되고 있다.
깍지는 식체, 만성설사, 월경중단에 이용, 뿌리는 요통, 타박상에, 줄기와 잎은 만성변비, 천식, 신장염 등에 이용되고 있다. 하나도 버릴 것이 없는 약재의 다양한 효능 때문에 옛날부터 중국에서 한약재료와 고급요리에 사용되어 왔으며 현재 민간요법에 이용되고 있다. 일본에서는 음료수와 건강식품으로도 개발되어 있다.
작두콩 속에는 단백질, 지방, 칼슘, 탄수화물과 각종 미네랄 및 비타민이 함유되어 있다. 특히 비타민 A, C와 비타민 B군도 일반 콩의 4~5배나 많이 함유되어 있다. 영양소가 풍부해 초고추장, 된장, 청국장, 요구르트 등 가공식품으로 개발되고 있다.
2008/02/03 [22:13] ⓒ브레이크뉴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