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농경험이야기

(06) - 농업인

양평농업 2009. 8. 1. 13:39


명함

☆ 농업인 ☆
봄이면 아지랑이 이는 언덕에
푸릇푸릇 피어나는 새싹을 보며
한해의 농사를 준비하여
씨를 뿌리고..
...
여름이면 열심히 풀을 뽑고,
가을이면 즐겁게 추수하여
겨울이면 따듯하게 지내는
소박한 삶을 생각합니다.
,,,
- 2009. 5. 23 -

소위 말하는 번듯한 직장을 다니다가
무모하게, 그리고 기분좋게 사표를 내 던지고
시골로 내려왔을땐...
'농업인으로 살아가면 되지 않느냐?'는 생각으로
이를 악물고 열심히 농사일을 할 것이라 다짐했습니다.
...
누가 뭐라고 해도 농업인으로 한번 살아 볼것이라 다짐하고
하나하나 준비하기로 했습니다.
...
일단 시골로 들어오면서 믿는 구석이라고 할 수 있는 '땅',
소위 말하는 '비빌언덕'이 어떻게 되는지 알아보겠습니다.
...
장가를 잘 간 덕분에 밭570평이 고작이었습니다.
그래도 뭘 모르는 초보 농군은 덤볐습니다.
그정도면 사는데 전혀 문제 없을 것 같았습니다.
...
면사무소에 가서 농지원부라는 걸 만들었습니다.
300평 이상이면 농업인의 자격이라는 농지원부를
만들어 주더군요.
농지원부를 만들었으니 농업협동조합에 가입했습니다.
가입시 년간소득이 얼마냐고 묻기에 망설였습니다.
아직 농사를 지어 보지 않았으니 얼마의 소득이 나는지는
알 수가 없었지요.
면 직원에게 도리어 물었습니다.
"밭570평이면 년간 소득이 얼마나 됩니까?"
그랬더니 그 직월 왈
"글쎄요. 한 백만원 되지 않을까요?"
"잉~? 백만원이라뇨? 한달 평균?"
"아뇨~ 일년에 백만원~~~"
"헉~~ 너무 작은 거 아닙니까? 그래도 삼백은 돼야.."
"하우스하십니까?"
"아뇨, 그냥 밭인 걸요."
"그럼, 노지에서 재배하시는 거죠?"
"노지?...."
(사실 '노지'란 말도 이때 처음 알았습니다.)
"에이 그러면 그렇게 나오지 않습니다."
"그래도 삼백은 써 주세요~"
거의 때를 쓰다시피해서 년간 삼백만원을 소득으로 
장부에 기록했습니다.
오는 내내 기분이 않좋았습니다.
'도데체 날 어떻게 보는 거야~, 일년에 백만원짜리?'
'한달에 백만원도 아니고, 일년에...'
'두고보자 내 꼭 삼백이상 소득을 낼것이야~'
속으로 굳게 다짐하며 돌아왔습니다.
...
봄이 오기가 무섭게 괭이를 들고 밭에 달려들었습니다.
힘차게, 그리고 신나게 괭이질을 하고, 돌을 골라내었습니다.
그렇게 하루종일 하고 났더니...
허리도 아프고, 손도 부르트고, 다리도 아프고..
그렇게 일을 했건만 뒤돌아 일한 자리를 보니
겨우 밭 한고랑이~~~ ㅠㅠ;
...
그래도 죽자사자 몇일 빡세게 일했습니다.
그 결과는 큰대자로 쭉~ 뻗어 버렸습니다.ㅠㅠ;
...
아무리 생각해도 몸으로 때우는건 힘들고
나를 대신할 기계를 생각했습니다.
...
학교(양평군환경농업대학)를 다니던 중이라 동료의 조언을
듣었더니 다름과 같이 요약이 되더군요.
...
1. 관리기 - 본체가 약200만원에 부착기계가 100만원이상
하지만 돌이 많은 밭은 너무 약하다.
2. 경운기 - 힘도 좋고, 밭도 잘 갈고, 운반도 쉽다.
하지만 새것은 500만원이상 예상해야한다.
3. 트랙터 - 크기에 따라 한없이 비싸다.
...
동료의 도움을 받아 중고 경운기를 사기로 마음먹고
중고 농기계센터를 방문했습니다.
물건을 잘만 만나면 싸게 살수도 있다는 말이 있기에
일단은 물건을 보기로 했습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경운기가 나온것은 없었습니다.
가격은 150~180정도 인데 짐싵는 것까지 구입하려면
힘 좋은 것이라야하는데 190정도는 예상해야 된다고 합니다.
일단 중고가 나오면 연락해 달라고 예약을 해 놓고
싼것이 걸리길 기대하며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생각보다 경운기가 많이 비싸다는 생각을 떨칠수 없는데
함께 시간을 내주어 동행했던 동료가 중얼거립니다.
"거기 작은 트랙터가 하나 나왔던데.. 처음엔 트랙터가 좋은데.."
"네? 그게 얼만데요?"
"주인을 잘 아는 편이라 200정도에 살수 있을꺼야"
"어휴~ 조그만 밭농사 하려는데.. 투자가 넘 많아서~"
"그래도 경운기는 처음하는 사람한테 위험해~
내가 볼땐 트랙터가 훨씬더 안전하고 좋아~"
계속적으로 권하는 동료의 말을 뿌리칠수 없어 되돌아갔습니다.
그리곤 덜컥 계약을 했습니다.
'집사람은 비싼 장난감에 투자했다'고 생각했답니다.
...
몇일후 200만원 짜리 트랙터가 제 손에 들어왔고
간단하게 작동법도 익혔습니다.
당당하게 농업인이라는 명함도 만들었습니다.
트랙터에 앉아 떵폼잡을땐 정말 신났습니다.
...
기분같아서는 년 소득 500이상은 보란듯이 달성할것 같습니다.
기분 좋게 밭갈고, 농사일에 뛰어들었습니다.
그나마 다행인것은 귀농하여 농사일을 배울 수 있는 학교
(양평군환경농업대학)를 다니고 있는 중이라는 것입니다.
학교에서 배우며.. 배운것을 바로 실습을 하는 것이지요~
...
트랙터만 있으면 모든것이 잘 될꺼라는 기대는
몇일 되지않아 사라졌습니다.
갖배운 트랙터 실력으로 밭을 갈기시작했는데..
돌맹이가 많은 밭을 깊게 갈다가 그만 고장이 났습니다.
로터리와 연결하는 조인트가 부러졌습니다.
부러진 조인트를 들고 농기구센터로 갔습니다.
20만원이 들었습니다.
내가 잘못해서 그랬구나 생각하며 돌아왔습니다.
하지만 중고품인지라 여기 저기.. 고장이 끊이질 않아
매년 20~30만원 계속 수리비로 들어가고 있습니다.
지금도 고장으로 농기구센터에 수리들어갔습니다.
오래된 것이라 부품이 없어 만들어야 한답니다.
결국은 나의 애마 트랙터는 애물단지로 변하고 있습니다.
....
농업, 그리 호락호락하지가 않습니다.
특히 유기농, 무농약농업은 너무 어렵습니다.
...

- 법적인 농업인이란? - 1. 최소 330평방미터 농지를 소유한자. 2. 년간 90일 이상을 농업에 종사한자. 3. 년간 농산물 소득이 120만원이상인자.

"경기 귀농, 귀촌학교 아자아자~!"
"양평군환경농업대학카페 ~~ 아자아자~!!"


양평군환경농업대학카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