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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군한우의 조직과 브랜드 탄생
브랜드 ‘물맑은 양평 개군한우’(이하 개군한우)로 괄목한만한 성장세를 이끈 주역은 다름아닌 순수 농업인 단체인 초우회(회장 박동기)의 탄생에 힘입었다.
양평군 개군면에서 축산업에 종사하던 12명의 순수 농민들은 지난 87년 초우회를 결성했다.
초우회는 사육 한우수의 과다로 인해 소값이 급락한 ‘84년 소값파동’ 의 아픔을 다시는 겪지 않겠다는 의지의 출발이자 현재 개군한우의 상징인 거세우 고급육의 산 증인들이다.
우리나라의 그리 길지않은 브랜드 한우의 역사속에 개군한우 브랜드는 지난 94년 3월 상표등록을 마치고 95년 품질인증에 나서면서 본격적으로 탄생됐다.
이후 개군면 단위의 브랜드에서 군 전체로 광역화를 추진함으로써 지난 2004년 ‘물맑은 양평 개군한우’ 라는 통합 브랜드로 자리잡게 됐다.
개군한우는 100% 거세한 비육우 숫소를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암소에 비해 현저히 육질이 떨어지는 숫소를 거세함으로써 암소 수준의 육질로 탈바꿈한 거세우는 당시 농가 수준에서 출하하는 일반적 방법은 아니었다.
그러나 초우회는 거세우를 출하용으로 성공시켰다.
초우회원 농가는 30여 농가에 불과하지만, 군 전체 164농가 중 절반인 80여 농가가 2천300두의 거세한우를 사육하며 개군한우를 생산해 내고 있다.
◇개군한우의 성장과 배경
개군한우는 지난 89년말 UR협상 타결과 수입개방의 물결이 일기 지작할 때 우리나라 한우 산업의 살길이 무엇인지를 모색하게 됐다.
초우회는 당시 우리나라 축산여건과 유사한 일본의 ‘화우’ 가 거세기술을 가미함으로써 일찌기 수입개방된 일본 쇠고기 시장에서 살아남게 된 교훈을 주목했다.
박동기 초우회 회장은 “이 당시 우린 수입개방에 대비한 거세한우 비육사업에 눈을 돌릴 수 밖에 없었고 그건 필연이었다” 고 말한다.
이듬해인 90년 초우회는 고급육 생산에 대한 자료와 정보를 수집, 분석했고 축산 선진국인 일본과 호주, 뉴질랜드를 방문해 벤치마킹에 나서게 됐다.
초우회는 91년 축산기술연구소와 군 농업기술센터의 도움으로 한우 숫소 61두에 대해 첫 무혈거세를 실시하기에 이른다.
초기엔 고환을 적출하지 않고도 거세 기계를 이용하는 무혈거세를 택한 것이다.
그러나 성공율이 70%를 밑돌면서 고환이 탈립되는 등 부작용이 속출했다.
수년동안의 경험을 통해 돼지거세 등에서 사용되는 전통적 방법인 외과적 수술로 바꿔야 했다.
한우가 스트레스를 받고 상처가 잘 아물지 않는 등 문제점이 수반되는 마취방법을 배제하자니 소가 움직이지 못하도록 하는 기술이 무엇보다 요구됐다.
박동기 회장은 “지금은 2~3명이 소를 쓰러뜨려 움직이지 못하도록 보정을 튼튼히 한 뒤 10분 가량이면 숫수 한마리를 거세할 수 있지만 당시엔 5~6명이 보정을 할 정도로 쉬운 일이 아니였다” 고 회상한다.
개군한우는 이처럼 100% 거세를 실시하면서 사양·사료·혈통 등 3개 요소를 가장 중시하는 고급육으로 거듭나기 시작했다.
뿐만 아니라 군 또는 농협이 아닌 회원농가들의 주체로 의사가 결정되고 자체규약에 의한 자율 협력경영을 이루고 있어 각각의 농가들은 개군한우의 주인인 셈이다.
◇주요 사육방법
개군한우 생산을 위해 우량한 소를 고르는 것은 고급육 생산의 성패를 좌우할만큼 중요하다는 것이 초우회의 변치않는 생각이다.
양평 관내 양동·청운·지평·단월면 등 4개면 한우개량 단지의 혈통등록된 송아지를 대상으로 한다.
부족분 송아지에 대해서는 양평 우시장과 홍천, 횡성 등지에서도 선택되지만, 유전적으로 능력이 우수한 비육소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최근엔 번식우 단지 및 농가와의 계약 생산도 모색중이다.
초우회는 또 매월 8일과 23일 열리는 양평축협 혈통등록우 송아지경매시장을 통해 5~6개월령 송아지를 구입, 따뜻한 물을 급여하여 안정을 취한 뒤 거세를 실시한다.
입식 직후에 이뤄지는 거세는 회원들이 3개조로 조를 편성, 공동 참여하에 순번대로 실시되며 수술 당일에는 구충제를 투여하고, 안정을 취하도록 한다는 것.
거세된 한우는 1~2개월간 환경적응을 거쳐 육성기에는 반추위 활동촉진과 스트레스를 최소화 하며 비육기에는 균일한 사료양를 섭취, 성장효율을 높이고 마무리기에는 마블링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육색 및 신선도를 향상시키는데 주력한다고 한다.
고급육 생산을 위한 사양관리는 프로그램에 맞춰 진행된다.
생후 27개월령쯤이면 650kg을 목표로 사육한다.
성장단계별로 어미젖을 떼는 생후 5~6개월 직후를 입식기(입식후 1개월간)로 부르고 육성기(생후 14개월령까지), 비육기(생후 21개월령까지), 마무리기(생후 27개월령~출하시까지)로 구분, 개월별 증체목표에 따라 배합사료나 조사료의 양을 결정하는 시스템이 정착돼 있다.
초우회는 또 육질의 균일화를 위해 전 회원이 참여하는 평가회도 매년 개최한다.
평가회는 그간의 도체성적, 사료 섭취량, 구입가격 등에 대한 전반적인 평가분석을 빼놓지 않고 있다.
회원들은 그동안 사용해 온 일반배합사료가 소의 되새김질 과정에서 소화율이 떨어진다는 분석을 내놓고 지난해부터는 일반배합사료와 조사료를 혼합한 TMR(혼합사료)을 권장토록 하는 노력도 병행하고 있다.
개군한우의 대표적인 회원농가인 불곡농장(사장 윤제영)은 개군한우 운영체계에 따라 정확히 30개월령에 맞춰 소를 출하시킨다.
특히 불곡농장은 군의 지원에 힘입어 사료 자동급여기를 설치, 운영함으로써 사료급여기에서 개체마다 체중을 측정한 후 개체체중에 합당한 사료를 자동으로 계산해 사료를 급여해 주고 있다.
이는 개군한우 품질을 균일하게 하는데 매우 큰 도움을 준다는 분석이다.
박동기 회장은 “개군한우는 허위의 우려성이 높은 기능성을 가미하진 않지만 철저한 위생과 기본사양관리를 가장 중요시 하고 있다” 며 “개군한우의 우수한 맛과 품질은 바로 이러한 철저한 기본사양관리에서 비롯된 것” 이라고 밝히고 있다.
◇물맑은 양평 개군한우, 양평군 브랜드로 승격
개군한우는 지난 2004년 3월 개군면 브랜드에서 군을 대표하는 군 브랜드 한우로 승격됐다.
군의 장려금과 자동급여사료기 등 다양한 직·간접적 재정지원으로 농가수도 점차 늘고 있다.
군 이윤근 축산담당은 “양평의 한우는 천혜의 자연환경에서 자란 청정이미지를 상징하기도 한다” 며 “그동안 개군한우의 거세기술이 타 지방의 벤치마킹 대상이 되면서도 경영마케팅에서 우리나라 대표 브랜드로 급성장하는데 아쉬움을 드러낸 것은 전적으로 축사의 신·증설이 불가능한 팔당상수원이라는 규제때문이었다” 는 주장이다.
상수원에 따른 규제는 사육두수의 확대와 효율적인 육성에 장애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논리에 대해서는 초우회원들도 전적으로 동감하며 할말이 많은 듯 하다.
◇생산과정의 관리
초우회는 출하전 초음파 단층촬영을 통해 출하시기를 결정한다.
이는 육질의 마블링을 측정, 브랜드육의 품질을 균일화하고 추정되는 등급판정에 따라 출하시기를 따지기 위함이다.
또 농림부 주관의 쇠고기이력 추적시스템 시범사업 경영체로 선정돼 회원농가 전부의 한우를 이력화함으로써 사육농가, 도축장, 가공처, 판매장 등이 바코드에 입력돼 전산관리는 물론 문제 발생시 역추적이 가능하다.
양평축협 브랜드팀 고광열씨는 “쇠고기이력 추적시스템은 브랜드 한우로 출하되는 개체를 생산부터 사육, 도축, 가공, 판매에 이르기까지 전산으로 관리하는 것” 이라며 “이는 소비자의 알권리 충족과 신뢰도 제고를 통해 원산지 허위표시 등의 문제를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유통경로의 투명성과 거래의 공정성을 높이는 시스템” 이라고 강조한다.
특히 광우병 등 만약의 사태가 발생할 시 환축의 이력을 추적, 또는 소급하여 동거 소 등에 대한 신속한 조치가 가능토록 함으로써 위생상의 문제나 신속한 원인규명 및 조치로 소비자의 피해와 경제적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라는 설명이다.
◇양평군과 양평축협의 지원
개군한우의 역사에는 군의 기술 및 연구사업지원이 있어 가능했다.
양평축협은 3년전부터 브랜드 관리팀을 운영, 행정적 지원을 뒷받침하고 있다.
축협은 오는 7월 양평군 강상면 병산리 132번지에 양평축협 한우프라자 건물을 신축중이다.
지상4층 규모(240평)로 건립중인 한우프라자는 고급한우 전문식당을 비롯 식육판매점과 식육포장처리업이 들어설 예정이다.
이는 축산물 수입개방에 따른 한우산업 경쟁력을 제고하고 군 대표 브랜드인 개군한우의 명품화 추진, 고급육 생산농가의 안정적인 판로를 구축하기 위함이다.
또 소비자에게 안전하고 엄선된 고급육 개군한우를 판매함으로써 농가와 축협이 상생의 부가기치를 창출한다는 발상이다.
◇개군한우의 수상경력
1993~1999년 - 제1회 한우능력평가대회 우승 등 7개 부문 수상
2000년 - 삼성물산 우수협력업체상 수상
- 전국한우 고급육생산 품평회 혈통우 브랜드 및 농가부문 우수상
- 제1회 경기도 한우고급육생산 품평회 대상
2001년 - 제2회 경기도 한우고급육생산 품평회 브랜드, 개인부문 최우수상
2002년 - 제3회 경기도 한우고급육생산 품평회 브랜드 부문 최우수상
2003년 - 제6회 전국한우 능력평가대회 브랜드 육질부문 우수상
- 제1회 브랜드축산물 경진대회 브랜드 부문 우수상
- 제4회 경기도 고품질축산물 경진대회 브랜드 부문 우수상
2004년 - 제2회 축산물브랜드 경진대회 한우 부문 최우수상
2005년 - 축산물 브랜드사업 평가 대상
- 제3회 브랜드축산물 경진대회 한우 부문 우수상
- 제5회 경기도 한우고급육 품평회 브랜드 부문 우수상
2006년 - 삼성플라자 우수 협력업체상 수상
- 제7회 경기도 고품질축산물 경진대회 최우수상
- 제9회 전국한우 능력평가대회 우수상
◇‘물맑은 양평 개군한우’ 판매점
- 삼성플라자 분당점(031/779-3641) 분당구 서현역
- 개군한우 양평점(031/775-2929) 양평군 양평읍
- 양평 개군농협점(031/772-0333) 양평군 개군면
- 개군한우 잠실점(02/418-9009) 서울 잠실
- 경기사이버 장터(ypfarm.com, kgfarm.gg.go.kr)
- 양평 개군한우 안산점
- 양평축협 한우프라자 추진(2007년 7월 오픈 예정) 양평군 강상면
◇박동기 초우회 회장의 인터뷰
“개군한우는 각종 기능성을 가미한 사료를 먹이면서까지 검증되지 않은 기능성 한우를 추구하지는 않습니다. 가장 중요한 화두는 육질입니다”
박동기 회장은 기능성 한우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다.
“기능성 한우가 진정으로 가능하고 장점을 발휘할 수 있다면, 초우회도 기능성 한우에 대한 추구를 안할리 없다” 는 것이 박 회장의 생각이다.
청정지역 양평에서 전통적인 방법과 현대화 시스템을 병행하는 것을 기초로 철저한 사양관리를 통해 육질의 극대화와 안전먹거리를 제공하는 것을 유일한 목표로 내세우고 있다.
박 회장은 또 “91년 출하육으로서는 전국 최초로 거세기술을 도입했다” 며 “개군한우 농가들은 생후 30개월 이상 사육한 뒤 가장 육질이 뛰어날 때 출하하는 시스템이 갖춰져 있는 점에 자부심을 갖고 있다” 고 말했다.
또 전국 최초로 브랜드 상표등록에 나서면서 고급육 생산을 위한 개척정신도 남다른 자긍심으로 자리잡고 있음을 숨기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숫소의 육질은 암소 육질을 따라가지 못한다.
그러나 거세 한우의 육질은 암소로 착각할 정도로 육질이 남다르다는 것이 박 회장의 말이다.
거세한 한우는 점차 머리와 목, 뿔이 가늘어지고 성격도 온순해진다는 것이다.
생후 5~6개월령의 숫소를 거세한 뒤 24개월 정도 양육되는 개군한우는 1등급이 90%, 2등급이 10% 가량에 달한다는 설명이다.
이는 일반 숫소에 비교할 때 kg당 수백만원의 가격차이가 날만큼 육질과 등급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는 것이다.
박 회장은 올해 새로운 일을 벌였다.
3월30일부터 3일간 개최된 양평군 개군면 산수유축제와 병행해 개군한우 축제를 치르면서 대흥행을 거뒀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박 회장은 “시식, 판매, 개군한우 홍보관 등에 사람들이 대거 몰렸고 개군한우 국밥, 불고기, 구이 등 다양한 먹거리가 마련된 시식회는 축제를 찾은 도시민들에게 큰 즐거움을 줬다” 며 “매년 개군한우 축제를 통해 육질의 우수성으로 전국적인 경쟁력 우위를 확보하는데 주력하겠다” 는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박 회장은 또 “점차 늘고 있는 사육두수를 판매할 수 있는 새로운 판매처 확보는 물론 생산자는 생산에, 경영·판매자는 마케팅에 전념하면서 서로간 엄격히 분리하는 방식을 취해 나가겠다” 는 생각도 밝혔다.
/조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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