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려 35억 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수많은 생명체들은 지각 변동과 기후 변화를 겪으며 환경에 적응해 왔다. 혹독한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 시행착오를 겪으며 환경에 맞춰 나름대로 진화해 온 것이다.
최근 과학자들은 이처럼 진화해 온 생명체를 모델로 삼아 그것의 특징을 첨단 기술에 응용하고 있는데 이를 생체 모방, 바이오미메틱스라고 한다.
생명을 뜻하는 Bio와 흉내낸다는 뜻을 가진 mimic의 합성어인 바이오미메틱스. 생명체가 어떻게 첨단 기술에 응용되었는지 바이오미메틱스의 예를 알아보자.
신기록과 함께 기록될 신기술
2000년 시드니올림픽 수영 경기장에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차림새의 호주 선수들이 등장해 사람들에게 충격을 주었다. 수영복의 형태가 잠수복과 유사했기 때문이다. 이를 본 많은 이들이 그 선수는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할 것이라 예상했다. 하지만 그 선수는 이 대회에서 신기록을 세우며 사람들의 예상을 보기 좋게 뒤집었다.
이 전신 수영복에는 상어의 비늘 구조가 적용되었는데, 이를 통해 물과 피부에서 발생하는 저항을 줄일 수 있었다. 물체는 물이나 공기 속에서 움직일 때 소용돌이를 일으킨다. 상어의 비늘은 이 소용돌이를 물체에서 멀리 떨어뜨려 마찰 저항을 줄일 수 있기 때문에 이 원리를 이용한 수영복을 입으면 물 속에서 좀 더 빨리 움직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외에 상어의 비늘은 배나 비행기의 표면에 이용된다. 상어 비늘을 잘 이용하면 최대 8%까지 마찰 저항을 줄일 수 있어서 연료가 크게 절약된다.
에펠탑에도 생체 모방이?
생체모방기술은 첨단 과학 분야뿐만 아니라 건축에도 적용되었다. 프랑스의 상징 에펠탑이 그 예이다. 에펠탑은 만들어진 지 100년이 넘었지만 여전히 굳건한 모습으로 서있다. 그 이유는 바로 탑 아랫부분의 하반부가 인간의 골반에서 허벅지로 이어지는 대퇴골 부분을 본 딴 구조로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대퇴골 구조는 가장 단단하면서도 과학적인 구조로 충격을 효과적으로 견딜 수 있다. 이를 알게 된 설계자 에펠은 인간의 대퇴골 구조를 돋보기로 살펴가며 연구해 에펠탑을 완성했다. 또한 에펠탑을 보면 무수한 철근들이 교차돼 있는데 이는 허벅지 다리뼈의 단면을 응용한 것이라 한다.
생체 모방을 이용한 일상생활 속 상품들
생체 모방을 통한 아이디어가 일상생활 속의 상품으로 사용되는 대표적인 것이 바로 ‘벨크로테이프’이다. 일명 ‘찍찍이’라고 불리는 이 벨크로테이프는 1940년대 한 스위스인이 개발한 것으로 애완견의 몸에 엉겅퀴 씨앗이 잔뜩 붙어있는 것을 보고 착안하게 됐다. 그는 엉겅퀴 씨앗의 갈고리 부분이 교묘하게 구부러져 있어 옷이나 털 사이에 쉽게 걸린다는 것을 알고 이를 상품화하는 데 성공했다. 현재 ‘벨크로테이프’는 옷소매나 신발뿐만 아니라 무중력 상태의 우주선 안에서 도구를 고정하는 데 쓰이기도 하는 등 다양하게 이용되고 있다.
징그러운 바퀴벌레를 통해서도 생체모방기술을 발견할 수 있다. 바퀴벌레의 껍데기를 구성하고 있는 ‘레실린’이라는 단백질은 휘발유 속에서도 형태가 변하지 않고 탄력이 매우 좋아 늘 기름을 만져야 하는 정비사들의 옷이나 장갑에 이용된다.
얼마 전 우리나라에서도 생체 모방을 이용한 상품이 개발됐다. 지난 8월 포스텍에서는 강한 파도에도 쉽게 떨어지지 않는 홍합의 단백질 성분을 응용한 접착제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는 사람의 상처 부위에도 바를 수 있어 고부가가치의 의료용 접착제로 사용될 예정이다. 또한 약물 전달, 세포 배양용 고정화 물질에 이르기까지 다용도로 활용이 가능하다. 이 홍합접착제는 국제PCT특허로 출원했으며 이를 통한 상업적 이익도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생체모방기술은 신소재와 신기술 개발에 필수적인 부분이 됐다. 생체 모방을 통한 신기술 개발은 인류를 발전시킬뿐만 아니라 특허 출원으로 인한 막대한 수익도 기대할 수 있다. 또한 생명체를 응용한 각종 전쟁 무기도 개발되고 있는 현 시점에서 우리나라도 강대국이 되기 위해 생체모방기술을 파헤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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