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요법

"숲은 하늘이 준 무료 종합병원"

양평농업 2008. 1. 18. 21:44

"숲은 하늘이 준 무료 종합병원"

[손숙의 아주 특별한 인터뷰] 윤동혁 '숲체원' 원장

[ 2007-05-13 16:28:39 ]


스스로 역마살이 낀 사람이라고 말한다. 독특한 아버지 직업 덕에 제주도에서 태어나 울릉도와 강릉을 거쳐 광주와 인천, 송도 등을 전전하며 초등학교를 다섯 번이나 옮겼다.

대학 졸업 후에는 잡지사와 일간스포츠 연예부 기자 등을 거치고 지난 1985년부터 방송사 프로듀서로 직업을 바꾸더니 수많은 사람들에게 사람이 산다는 것의 의미와 감동을 줬던 '인간시대'라는 휴먼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을 6년 동안 제작했다.

'버섯 그 천의 얼굴'이라는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으로 한국방송대상 최우수 작품상을 받은 것을 비롯해 방송계의 스타 프로듀서 중의 한 사람이다. 바로 프리랜서 윤동혁 프로듀서이다.

그는 숲 예찬론자다. 하늘이 만들어준 무료병원이 바로 숲이며 어머니 약손처럼 찌든 삶과 아픈 몸을 어루만져준다고 주장한다.

그는 또한 숯 예찬론자다. 항아리에 메주를 넣고 된장, 간장 띄울 때 함께 넣는 그 숯이 체내의 독소를 제거한다고 말한다. 숲과 숯의 자연 치유력을 강하게 이야기한다.

자신도 도시를 떠나 지금 강원도 횡성에 통나무집을 짓고 살고 있고 5일장에서 만난 숱한 장돌뱅이를 만나는 것을 너무나 즐거워하고 품바 타령을 직접 배우려고 몇 달 동안 북 치고 장구 치는 것을 배우기도 했다.

초대 '숲체원' 원장으로 임명된 윤동혁 프로듀서를 5월 12일 CBS 손 숙의 아주 특별한 인터뷰(표준FM 98.1Mhz 월~토 오후 4시 5분)에서 만나보았다.

◇ 운전도, 인터넷도, 고스톱도 못 치는 만년필 맨

▶ 프로듀서라는 말도 외래어고 (웃음) 북한에서 온 사람들이 우리나라 책이나 글을 보면 반 이상을 이해를 못한데요.

그래서 통일 전에 언어조율을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일상용어도 그런데 전문용어는 말할 것도 없죠. 같은 버섯도 학명이 달라서 ‘영지버섯’을 ‘아카시아버섯’이라고 한다든가 우리와 북한이 다르게 이야기하는 것이 50종 정도 된다고 합니다. 일상용어는 물론이고 학명용어 모두를 통일해 가는 작업이 필요할 것 같아요.

▶ 머리는 좀 하얗게 세셨지만 건강해 보이세요. 오늘도 강원도 횡성에서 나오셨나요?

집에서 읍내까지 마을버스 타고, 읍내에서 원주까지 시외버스터미널 가서 동서울터미널 까지 버스 타고, 거기서 전철 두 번 갈아타고 왔는데 한 4시간 걸리네요. 예전에 방송할 때 운전해서 오면 한 시간 반이면 왔으니까 사실 그렇게 멀지는 않습니다.

▶ 운전을 못 하신다고 들었어요.

카메라맨이 수고를 해줬어요. 저는 운전도 못 하고 인터넷도 못 해요. 컴퓨터를 열지도 못합니다. 지금도 만년필로 원고를 쓰고 카메라맨이 쳐주면 교정 한 번 보고 그럽니다.저 못하는 것 많아요. 고스톱도 못해서 피박이 뭔지도 몰라요. 못하는 것 다 합쳐서 대신 마시는 것은 잘합니다. (웃음)

▶ 강원도 횡성은 왜 들어가셨어요?

중학교 때로 기억하는데 그때부터 공장에서 나오는 검은 연기를 무척 싫어했어요. 보는 것도 싫었고 소음도 싫어했어요. 그런데 서울생활을 하다 보니 늘 매연과 소음에 시달리잖아요. 그래서 늘 삼십이 되기 전에 서울을 떠나서 제가 태어난 제주도로 가고 싶었어요.현실적인 문제도 있고 해서 제주도까지는 못 가고 94년에 살고 있던 아파트를 팔아서 강원도 횡성에 통나무집을 짓기 시작했죠.

▶ 왜 하필 횡성을 택하셨어요?

저는 경기도도 떠나고 싶었고 강원도로 들어가고 싶었는데 횡성이 경기도와 강원도의 거의 경계지점이에요. 강원도에 들어가야 비로소 경기도와 서울에서 느낄 수 없는 산세와 기운이 느껴지거든요. 그래서 서울과 가장 가까운 지역으로 선택을 한 것이 첫 번째 이유입니다.그리고 제가 ‘인간시대’할 때 친하게 지내던 분이 그곳에 사셨거든요.

◇ 메뚜기 볶음 한 상자, 참기름 한 병의 뇌물

▶ 정말 ‘인간시대’하시면서 많은 분들을 만났겠어요?

그때 제가 어느 잡지에서 방송국PD와 뇌물에 관한 글을 써달라고 해서 흔쾌히 써줬습니다. 제가 인간시대하면서 많이 받아서 그쪽 방면에는 일가견이 있어요. (웃음) 시골 분들이 제철에 나오는 나물이며 많이들 주시는데 그 횡성 아주머니가 추수할 때가 되면 메뚜기를 볶아서 와이셔츠 각에 담아 보내주셨어요. 그때는 택배가 없어서 우체국의 소포로 보내주시는데 참기름, 들기름도 꼭 병에 넣어서 보내주셨죠. 그 많은 뇌물 중에서 그 아주머니에게 가장 많이 받았고 취재 나갔다 오면서도 자주 들렀어요. 안부도 여쭤보고 옥수수도 삶아서 주시면 먹고 그러다가 아주머님이 서울 떠날 거면 그쪽으로 오라고 하셔서 횡성으로 갔죠.

▶ 지금은 이웃이 되셨겠네요?

이웃으로 잘 지내다가 그 집 아저씨가 돌아가셔서 아주머니가 다른 곳으로 개가하셨어요.

▶ 시골로 가려면 가족의 의견이 일치해야 하잖아요.

50대에는 그러려니 하는데 40대는 아이들 학업 때문에 좀 어렵잖아요. 그래서 94년에 집을 지어서 아내가 먼저 들어가 있고 저는 딸 둘과 서울에서 전세를 살았어요. 아이들 다 졸업하고 큰아이 시집가고 둘째 아이가 캐나다에 유학 갈 때 비로소 사표를 내고 횡성으로 갔죠. 집사람은 먼저 들어가고 있었고요.

▶ 부인이 괜찮다고 하세요?

집사람은 서울 아파트에 살 때도 엘리베이터도 잘 못 타고 매일 마당 있는 집에서 살자고 그랬어요. 그래서 아파트는 세놓고 구룡사 쪽에 마당 넓은 집을 빌려서 농사지으며 살았어요. 부추, 상추, 더덕, 쑥갓 해서 28가지를 일 년 동안 심더라고요.

▶ 천생연분이시네요. 그런데 집값으로 손해 보셨을 것 같아요.

집값이 6배가 올랐는데 평소에는 집사람이 가만히 있는데 싸우거나 그럴 땐 꼭 이야기를 해서 제가 꼼짝도 못하죠. (웃음) 그런데 제가 집값 손해본건 괜찮은데 서울에서 전세 사시는 분들을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고 안타까워요. 집을 소유한 사람들은 상관없는데 전세 사시는 분들은 집값이 오를 때마다 얼마나 힘들겠어요.

▶ 들어가서 가장 행복한 건 어떤 건가요?

소음으로부터의 해방이 제일 좋겠지만 일상적인 것으로는 아침에 일어나서 맨발로 오솔길을 걷는 거예요.

◇ 이른 아침 맨발로 다시 쓰는 나만의 월든(Walden)

▶ 5월의 전경을 설명 좀 해주세요.

꽃도 떨어지고 잎이 무성해서 이제 막 뽕나무 잎이 돋아나는데 윤중로 벚꽃 축제가 끝나고 일주일 후에야 그쪽에는 꽃망울이 열려요. 그리고 횡성도 읍내와 제가 사는 산 밑은 4일에서 일주일정도 차이가 나죠. 저희 집은 통나무 목조로 된 미니 2층에 풀장이 있는데 사실은 농가주택에 풀장을 만들면 안 되거든요.

▶ 그런데 어떻게 지으셨어요?

처음에 송어양식장이라고 해서 지었다가 군청에 걸려서 벌금과 세금을 엄청 물었죠. (웃음) 늦둥이 아들이 아토피가 있어서 저는 현대의학으로 고치려고 하지 않고 완전히 자연치유로 고쳐주고 싶어서 조그맣게 풀장을 짓고 모래 언덕을 크게 쌓아두었어요. 흰 우유와 육류가공식품, 통조림 음식 몇 가지만 가리고 풀장과 모래밭에서 뛰어놀게 하니까 6개월 만에 다 없어졌어요.

▶ 몇 살인가요?

제가 98년에 사표를 냈는데 97년에 낳았어요. 늦둥이라 겁도 났죠. 큰딸이 34살인데 막내가 지금 10살이거든요. 손자가 둘 있는데 삼촌하고 나이 차이가 별로 안나니까 놀다가 싸우기라도 하면 미묘한 기류가 형성됩니다. 딸 입장에서는 자식과 동생, 집사람 입장에서는 손자와 아들... (웃음)

▶ 아토피가 심했나요?

2,3살 때부터 아주 심했어요. 집사람과 저는 아주 건강한데 아마 통나무집을 지을 때 영향을 많이 받지 않았나 싶어요.지금도 사기당하는 사람이 많이 있어서 알려드리고 싶은데 시골에 집을 지을 때 여러 채를 지어서 분양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만 짓기 때문에 업주를 잘못 만나서 돈을 떼이거나 잘못되는 경우를 제가 왕왕 봤습니다. 전원에 가서 살겠다고 하는 사람들 대부분이 낭만적이고 세상물정 모르고 순진합니다. 제 경우는 대게 집값을 네 번에 나누어서 주는데 이 사람이 일시불로 주면 자재도 한꺼번에 싸놓고 인부도 한꺼번에 불러서 하면 빨리 짓고 튼튼하고 싸게 짓는다고 해서 번거롭게 네 번에 나눠줄 필요 뭐 있나, 계약서에 도장이 있는데 뭐가 문제인가 싶어서 한꺼번에 줬는데 그 다음 다음날 이 사람이 잠적해 버렸어요.그때 집사람이 집 짓는 것을 본다고 산속에 텐트를 치고 혼자서 먹고살면서 인부들 관리하고 그랬는데 얼마나 무서웠겠어요. 게다가 사기도 당해서 신경안정제도 꽤 오래 먹었는데 화학조미료도 안 먹는 사람이고 산에서 나고 자란 아이가 아토피가 걸렸다는 것이 그 영향이 아닌가 싶어요.

▶ 스트레스가 정말 큰 원인이었네요.

접히는 부분에 살점이 다 떨어져 나갔어요. 제 책 ‘나를 살리는 숲, 숲으로 가자’에서도 많은 사례들과 이야기가 나오는데 정말 아토피가 있는 집은 아이도 아이지만 온 가족이 한숨도 못 자고 옆에서 달래줘야 하고, 긁어야 하는데 못 긁게 하면 그 스트레스가 더 악화시키잖아요. 긁을 수도 안 긁을 수도 없고... 잠든 아이를 보면 눈물이 글썽글썽해서 잠들어 있어요.저는 풀장을 만들고 두 트럭 정도의 모래에 장난감을 다 갖다 놓았어요. 우리 아이는 유치원에 다녀와서 풀장에 풍덩 들어가서 입술이 퍼레질 때까지 놀다가 나와서 모래밭에 들어가서 해가 질 때까지 놀고 그러다 보니 6개월 만에 다 낳았어요. 자연치유를 직접 경험한 거죠.

서울 아이들이 아토피 치료가 더 어려운 것이 시골아이들은 막 뛰어놀 수 있는 공간이나 여건이 아파트 안의 아이들보다 더 좋잖아요. 아이들이 마구 뛰어놀다가 밤에 잠이 들면 일단 푹 잠이 드니까 잊어버리고 자거든요. 물론 가려워서 깰 때도 있지만 실제로 지쳐서 잠이 들죠. 자연의 치유와 즐겁게 지치게 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해요. 병원에 가서 좋은 진단과 약물치료도 해야겠지만 땀이 뻘뻘 나게 운동을 해야 돼요.

◇ 늦둥이의 아토피 치료제는 자연과 놀이

▶ 다른 아토피 아이들도 취재를 많이 하셨나요?

MBC 스페셜에 ‘숲의 신비 피톤치드’라는 것을 할 때 주로 아토피 치유사례 취재를 많이 했어요. 숲이 주는 피톤치드라는 천연 방향물질이라든지 여러 가지가 자연적인 치유력이 있지만 아이들이 숲에 들어간다는 것은 숲을 걷거나, 뛰어다니거나, 물가에서 송사리를 잡는 다거나, 움직이잖아요. 자연의 기운도 중요하지만 그 속에서 많이 움직임으로 해서 숙면을 취하게 돼요. 아주 피곤하면 고통을 모르잖아요. 움직임이 부족하면 잠도 선잠이 들게 돼요.

재작년에 환자 아이 다섯 명을 6-8개월을 관찰했어요. 한 아이만 조금 부족한 상태고 완치된 사례를 취재해서 방송된 적이 있는데 제가 볼 때는 숲의 치유력과 더불어 뛰어노는 것이 정말 좋습니다. 얼굴이 벌게지면서 머리에서 김이 올라올 정도로 뛰어놀면서 이왕이면 맨발로 뛰어 놀게 하라고 권유를 합니다. 혈액순환이 잘되어야 하잖아요. 요즈음은 아가씨들도 특별한 병명 없이 금방 피곤하고, 짜증을 잘 내고, 발이 저리고 그러는데 저는 신이야기를 하면서 맨발로 걸으라고 권유합니다.

저는 집 근처에 인적이 없어서 여름이고 겨울이고 두꺼운 것 옷 다 벗어버리고 맨발로 다니는데 그렇게 자유롭고 행복할 수가 없어요.새소리도 종류마다 계절 따라 다 다른데 사람에게 가장 가까이 다가오는 새가 곤줄박이라는 새에요. 아침에 일어나면 제일 먼저 하는 일이 땅콩을 스무 알정도 건네면서 새에게 인사를 합니다. 그러면 젓가락을 찌르듯 부리로 찍어서 가져가 먹고 다시 와요. 그렇게 새들에게 먹이를 먼저 주고 무조건 제가 덮었던 이불을 햇볕에 널고 맨발로 오솔길을 걷지요.

▶ 듣기만 해도 스콧 니어링과 헨렌 니어링이 생각나네요. ‘숲이 무료 병원이다.’라고 까지 말씀을 하셨는데 독일이나 일본에도 이런 사례들이 있나요?

하나님이 만들어 주신 종합병원이 숲인데 제일 발달된 곳이 독일이에요. 옛날부터 잘 가꾸어서 천연림이 잘 우거진 줄로 아는데 스위스의 국경지대나 그렇지 독일의 일반적인 여러 지역의 숲들은 전부 인공으로 조림을 해 놓은 거예요. 단지 우리보다 먼저 시작을 한 것이지요. 아름드리나무가 죽 뻗어있고 길도 좋은데 인공림이라 유명한 휴양림에 가도 밋밋한 느낌이에요. 그래서 자연의 기운은 우리나라나 일본만한 데가 없구나 생각이 드는데 독일은 세계에서 숲 치료가 가장 선진적이에요. 삼림욕을 의료보험으로 커버해줍니다. 미국도 일본도 아직 하지 못하고 있는데 일본이 국가적인 시스템으로 만들려고 노력을 하고 있는데 어렵죠. 독일이 만든 지가 20년 정도 될 겁니다. 의사가 소견란에 현대 의학적 치료와 함께 정기적으로 숲에 가서 치료를 해야 한다고 하면 의료보험 혜택을 받는데 숲에 있는 호텔에 묵으면서 숲 속에 있는 병원에서 물 치료, 산책 치료, 천연 허브를 이용한 것 등을 받습니다.

▶ 현대의학과 대체의학을 함께 병행하네요?

제가 인터뷰한 현대병원의 원장님이 유럽 자연 대체학회 회장이면서 심장병 박사인데 똑같이 존중을 합니다. 그곳에는 나이 드신 분이 대부분인데 의사 소견을 가지고 휴양림 센터에 연락을 하면 요가, 태극권, 걷기 등을 선택해서 스케줄을 다 짜주면 도착하는 순간서부터 그 스케줄에 따라서 치료를 받습니다.

▶ 효과를 많이 보나요? 효과를 많이 볼 수밖에 없는 것이 만약 고혈압이라면 거기에 맞는 도우미가 나옵니다. 모든 도우미들은 의학적 훈련을 받아서 자격증을 가진 사람으로 대게 그 지방 사람들이 하는데 이 또한 지역경제면에서 그 지역을 살리죠. 맥박, 혈압 다 재서 2㎞를 어느 정도 속도로 하는지 도우미가 옆에 따라가면서 체크해주고 15분마다 쉬면서 체조를 도와요. 제가 가본 곳은 뵈리스 호펜이라는 휴양림이었는데 독일 사람들뿐만이 아니라 유럽 전역에서 옵니다. 요즘은 일본 사람까지 오기 시작한데요.

◇ 숲을 통해 창출되는 인(人)-테크, 재(財)-테크

▶ 그렇게 따지면 우리는 산도 많고 숲도 많잖아요.

그 얘기 드리고 싶어요. 우리나라 같은 지형과 지세에 맞게 그런 시스템을 만들어 놓는다면 외화벌이도 엄청날 것 같아요. 우리 국민들의 건강증진뿐만 아니라 외국에서 손님들을 불러들일 수 있다는 거죠.

▶ 이제는 숲 이야기에서 숯 이야기를 한번 해보죠.

숯은 세 가지로 말씀드리자면 하나는 숲을 살릴 수가 있습니다. 많은 사람이 찜질방에서 숯을 쓰면 나무를 없애는 일 아니냐고 물어보시는데 사실 우리나라는 조림을 하는 것보다 간벌을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아이를 낳아놓기만 하고 기르지 못한 것처럼 처음에 촘촘히 심어놓고 자라면서 가지치기를 해야 하는데 한 번도 해주질 않아서 깊은 숲으로 들어가면 젓가락처럼 나무들이 엉켜있어요. 한 교실에서 120명이 수업하는 거나 마찬가지예요. 그런데 이제는 나무를 베가는 사람이 없어서 분산을 시킬 수가 없어요. 가구며 모든 것이 수입목이고 기름때고 보일러를 때서 옛날에는 도벌이지만 지금은 간벌을 해주어야 해요. 그래서 간벌 목으로 숯을 만들면 두 가지 효과가 다 있다는 거죠.

두 번째는 우리나라 대형 정수장의 필터는 숯가루인데 워낙 많은 양이 필요해서 우리나라 숯가루를 사용하지 못하고 인도네시아 야자 숯인 활성탄을 쓰고 있어요. 다 대체는 할 수 없다고 해도 우리나라 간벌 목을 일부 사용했으면 합니다. 그리고 우리나라가 세계적으로 방독면 수출국인데 방독면 맨 앞의 필터도 다 숯가루입니다. 숯이 독을 흡착하고 냄새라든지 불순물을 제거하기 때문이죠. 그렇게 간벌 목을 이용해서 수출품이라든지 정수장에 숯을 많이 사용했으면 좋겠어요.

마지막 세 번째는 잘못 말하면 식약청에서 항의할 텐데 숯을 만병통치처럼 신봉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저는 그렇지는 않고 우리 몸의 독소를 제거하는 효력이 있다고는 생각합니다. 숯은 아직까지 식약청에서는 식품첨가물로 되어 있지 의약품은 아니거든요.

▶ 새집증후군이다 해서 저도 숯을 집에다 놓았는데 실제적으로 치료사례가 있나요?

치료에 효과가 있다고 하면 안 됩니다. 식용으로 나오는 숯가루를 저는 먹는데 예전에 6․25를 겪으셨던 분들이 이런 이야기를 합니다. ‘미군 아이들은 개인별로 의약품을 차고 다니는데 까만 아스피린을 먹더라...’고 아직까지 기억을 해요. 그 까만 아스피린이 바로 까만 숯 활성탄입니다. 그 당시 우리나라에는 수도도 없고 우물물도 불결했기 때문에 배탈이 나지 않도록 정수용으로 가지고 다닌 겁니다. 예전에 손자들이 이질 걸리면 할머니들이 가마솥 밑의 검댕을 긁어서 먹였는데 옛날에는 솔가지를 때니까 숯 밑에 눌어붙은 검댕이 활성탄과 같은 성분입니다.

▶ 비행기에서도 그런 사례를 보셨다고 들었어요.

호주 취재 갈 때 비행기 ‘이코노믹증후군’으로 사람이 하나 쓰러졌는데 제 옆에 목사님이 가셨는데 금방 일어나는 거예요. 그래서 여쭤봤더니 꺼내서 보여주는 것이 숯 태블릿이었어요. 그런데 숯 태블릿은 숯가루를 그냥 갈아서 만드는 것이 아닙니다. 여러 가지 활성화 과정을 거쳐야 하고 올리브도 좀 들어가고 여러 가지 과정을 거쳐서 식약청에서 식품첨가물로는 가능하다는 허가를 받은 것이라 아직까지는 첨가물이지 의학적인 치유사례를 이야기할 수는 없습니다.

▶ 숯이라고 아무거로나 만든 것은 안 되겠네요?

제가 식품첨가물로 먹는 숯은 참나무 숯이 아니라 소나무 숯입니다. 전자현미경으로 보면 똑같은 숯이라도 숯 속에 작은 구멍들인 기공이 뚫려있는데 참나무 숯은 구멍이 좀 큽니다. 숯은 구멍이 작을수록 효력이 좋거든요. 그리고 참나무 숯은 깨질 때 면도날처럼 깨지지만 소나무는 어떻게 깨져도 둥글게 깨져요. 참나무는 간벌을 해야 하지만 소나무는 더 살리고 보호해야 합니다.

◇ 사람을 살리는 숲, 숲을 살리는 숯

▶ 취미가 뭔가요?

두 가지가 있는데 혼자 산속에 들어가면 나올 줄 모릅니다. 산으로 들어가면 끝없이 가고 싶어요. 그리고 5일장 장날이 되면 설레어져요. 물론 제가 일 년짜리 오일장 취재하는 것이 있지만 장마다 나갈 수는 없잖아요. 취재할 때는 카메라맨과 동행하면서 시간이 오래 걸리죠. 아내는 장을 보고요. 한 바퀴 돌면서 인사하는데 한 시간 이상이 걸려요. 김구이 하는 분, 생선, 젓갈 하는 분, 콩나물, 찐빵, 전병 파는 할머니..... (웃음) 그렇게 인사를 하고 다니면서 누구하고 이야기하며 판을 벌일까를 보지요. 전에는 파장에 술이 올랐는데 요즘은 운전을 해야 하니까 낮 12시가 통금입니다. 그분들과 한잔하려면 10시 전에 나가야 해요. 그분들은 일찍 펼쳐놓고 한 사람, 두 사람 짝패를 만들어서 시작을 합니다. 그러면 누가 술을 준비해오고, 누구는 양미리 몇 마리 굽고, 누구는 순대 가져오고, 반찬가게 하시는 분은 반찬 몇 가지 가져오고, 오는 사람들이 다 한 주먹씩 들고 와요. 그것으로 판을 벌이는데 11시, 11시 반이 되면 다 빠져나가고 12시가 되면 저 혼자 남아있어요. (웃음) 그때부터 장사들 하시고 술이 깨서 5시쯤 운전해서 돌아가는 거예요.

▶ 요새도 약장사니 그런 분들이 오시나요?

약장사는 거의 오지 않고 품바는 가끔 오는데 경기가 좋고 나쁜 것은 5일장에 나가보면 금방 압니다. 그분들 경기지수가 제일 정확해요. 무슨 경제, 경영연구소니 해서 많지만 그분들이야말로 Road Philosopher, 거리의 철학자들이거든요. 5일장 5년만 따라다녀 보면 그분들 눈에 얼마나 세상이 적나라하게 해석이 되는지 모릅니다.

▶ 지금 몇 년째 따라다니시는 거예요?

정말 오래됐죠. 횡성에 들어온 뒤로는 횡성 장, 원주 장, 양평 장 다 다니면서 압니다. 하나씩 다 집어먹고 다니는데 다른 사람이 그러면 혼납니다. 그런데 저는 더 집어먹으라고 막 불러요. 그 정도로 친해요.

▶ 품바는 왜 하고 싶으세요?

옛날부터 너무 배우고 싶었는데 황성 장에도 오는 품바가 있습니다. 개문이벤트라는 자기 혼자 하는 회사의 사장인데 (웃음) 그 친구와는 오래됐고 촬영도 하고 있어요. 그 친구 집이 춘천이 집인데 품바는 5일장과 큰 관련이 없습니다. 주로 지방의 갖가지 행사에 다닙니다.

◇ 장돌뱅이는 Road Philosopher, 지치고 힘든 이여 장(場)에서 배우라

▶ 수입도 괜찮겠어요?

전국굽니다. (웃음) 엿 한판에 얼마에 가져와서 얼마가 남는지를 저만 알고 있으라고 그 아우하고 맹세를 해서 구체적으로 이야기할 수는 없지만 많이 남기는 합니다. 품바들이 그래요. 자기네가 떠돌이 장사꾼 중에 내공이 가장 깊은 사람들인데 여러 가지 장사 중에 엿 장사를 하는 것은 그만한 이유가 있지 않겠는가, 그 정도만 알아라... 하지만 그분들도 보조가 따라다녀요. AD, FD 다섯 명이 한팀이거든요. (웃음) 메인 PD가 두들기면 옆에 조연출이 다른 것 두들기고, 한 사람은 엿 들고 돌아다니고, 한 사람은 엿 자르고, 한사람은 돈 걷고, 최소한 4, 5명이 판을 벌려야하거든요.

그것을 배우려고 그 아우와 상의를 했더니 종로 5가에서 당북을 사래요. 그래서 하나에 이십 몇 만원씩 주고 세 개를 샀죠. 아우는 다섯개를 치는데 일주일에 한번 우리 횡성 집으로 와서 가르쳐줬어요. 그런데 3개월 만에 포기를 했어요. 도저히 못 따라하겠더라고요. (웃음) 장에 나가서 소화도 못 하겠고 더 자신이 없는 것이 5일장의 좁은 공간에서 자기 자리를 펴고 장사하시는 분들은 다 CEO란 말이에요. 어물전 CEO, 땅콩장사 CEO... 다 있는데 그 틈새를 파고들어가서 북치고 돈 걷고 해야 하는데 못 하겠더라고요.다들 북이 왜 집에 세 개씩 있느냐고 궁금해 하는데 효과음이나 넣으려고 샀다고 그럽니다. (웃음)

▶ 제가 뵙기에는 영원한 장돌뱅이 같으세요. (웃음)

청취자 여러분들도 돈 별로 안 드는 숲에 가셔서 맨발로 걸으시면 웬만한 잔병들 많이 치료됩니다. 그리고 어디 야유회나 바람 쐬러 나가시면 꼭 동네 5일장에 들리셔서 요즘 나물이니 우리 농산물들 사주시면 재래시장 활성화도 되고, 그날 온 가족 식탁에 좋은 먹거리 올라가니까 5일장도 많이 사랑해주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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