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 재배에 있어서 제초와 노동력 문제로 인해 다면적을 완벽한 유기재배로 실현하는데 그 경제성과 가능성을 인정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런 현실적 한계로 인해 실제 국산 콩을 주원료로 식품을 가공하는 예는 많아도 아직 유기재배 콩을 원료로 한 제품이 나온 예는 극히 드물다.
이러한 통념을 깨고 다면적 콩 유기재배에 성공을 거두고 있는 경남 하동의 정순도님을 소개한다. 정순도님은 20여 년간의 꾸준한 콩 재배 시험을 통해 현재와 같은 방법을 정착시켰는데 수확량도 월등히 많이 나올 뿐 아니고 노동력도 적게 들어 다면적에 적용이 가능하다고 확신하고 있었다. 현재 정순도님은 총 4,000평 콩 농사를 짓고 있으며 연평균 수확량은 300평당 300kg을 상회한다고 한다. 이는 정부가 평균으로 잡고 있는 300평당 180kg에 비해서 월등히 많은 수치이다. 이렇게 재배된 콩을 kg당 5,000~8,000원에 판매를 해 콩 농사로도 어느 정도의 농가수입을 올릴 수 있다고 자신한다.
기비도 전혀 없이 간단한 추비 한번만으로 월등한 다수확을 내는 정순도님의 재배방법에 대해서 설명하자면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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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바닥에 뿌린 호밀씨의 발아 별도의 경운이 필요없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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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 전년 10월경 콩 수확 전에 호밀을 전 밭에 고루 뿌린다. 뿌린 후 경운을 통해 흙을 덮어주지 않아도 발아가 확실히 된다.
2. 당년 5월 하순경쯤에 호밀의 끝이 노랗게 변해갈 때 호밀을 예취기로 베어 깔아준다. 토양이 좋아지면서 호밀의 생산량도 많아져 토양 위에 두툼하게 깔린다. 베는 시기를 너무 앞당기면 호밀 베어낸 자리에서 호밀이 다시 나오게 되어 관리가 어려워 진다. 반드시 이삭이 나와 노랗게 변해갈 시기, 콩을 심기 직전에 베도록 한다. 그래도 호밀의 2차순이 나오긴 하는데 나중에는 힘을 못써 별 문제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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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을 대고 곧게 심는다. 그러면 예취기를 활용하기가 편리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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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 콩을 폐 오일에 버무려 2개씩 줄을 대고 정확히 심는다. 폐 오일에 버무려 심으면 산새들로 인한 피해를 확실히 줄일 수 있다. 시중에 나오는 기피제보다 더 효과적이라고 설명한다. 줄 간격을 70cm, 포기간격을 20cm로 해서 콩을 2개씩 심는다. 호밀 멀칭 사이를 벌리고 콩을 심고 간단히 흙으로 덮는다. 줄을 대고 정확히 심는 이유는 나중에 예취기로 손쉽게 풀을 베어내기 위해서이다.
4. 콩 싹이 나온 후 1개월 이후 적당한 시기에 예취기로 줄간을 예취해준다. 호밀 멀칭으로 충분한 유기물을 공급함과 동시에 사전제초효과가 있어서 일반토양에서의 잡초 발생양이 훨씬 줄게 된다. 그리고 줄로 정확히 심었기 때문에 예취기로 대고 지나가기만 하면 된다. 이후로 간간히 줄기를 타고 오르는 풀들을 제거해준다. 호밀을 심게 되면 잡초들도 아주 손쉽게 뽑히기 때문에 잡초작업에 별 어려움이 없다. 바랭이의 경우는 콩을 덮어버리기 때문에 세심하게 제거해주어야 한다.
5. 본 잎이 6~7장 정도 나왔을 때 추비로 폐화석 분말을 살포한다. 양은 대략 밀가루처럼 표시만 나게 흩뿌리는 정도이다. 열매를 단단히 하고 수확을 늘이는데 도움이 된다고 한다. 그러나 이것을 기비로 사용하면 콩이 자라지 않는 칼슘장애가 발생하기 때문에 반드시 본 잎이 6~7장 나왔을 때 추비해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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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형톱날, 이것을 활용하면 콩대를 손실없이간단하게 수확할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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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 수확도 예취기로 간단히 한다. 수확전용기계가 없어 낫으로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낫으로 하는 일은 허리를 굽혀야 하기 때문에 허리에 상당한 무리를 주게 되는데 정순도님은 예취기로 직접 베어낸다. 예취기 날을 원형톱날로 바꿔 끼고 하면 잘 베어진다고 한다. 문제가 될 수 있는 것을 베어내는 과정에서 콩이 튀는 것인데 생각보다 쉽게 튀지는 않는다는 설명이다. 그리고 그것이 염려가 되면 콩이 콩깍지에서 잘 튀어나오지 않는 품종인 '대원'을 선택하면 될 것이다.
7. 타작은 1톤 트럭으로 해결 마당에 보온덮개를 깔고 수확물을 올려놓고는 트럭으로 5분 정도만 왔다 갔다 하면 도리깨질로 수확한 것보다 훨씬 간단하게 콩의 상처로 적게 타작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순식간에 한번에 두 가마 정도씩을 타작해낸다.
농업현실이 더욱 심각해 진다. 거의 모든 작목이 국제적 경쟁 하에 놓여있게 되면서 모든 농민들이 간단히 손쉽게 효율을 올릴 수 있는 가능성을 찾아 나선다. 그러는 과정에서 노지 밭 작물에 대해서는 관심조차 기울이지 않으려 한다. 그러나 그 속에 틈새가 있다. 어느 유통전문가에게 앞으로 농촌에서 가장 유망한 작목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라고 물은 적이 있었다. 그분의 답은 "잡곡입니다. 유기재배로 잡곡만 생산해 보십시오" 라는 것이었다. 아무도 관심을 기울이지 않기 때문에 착실한 준비를 하면 든든한 생산기반을 가지게 될 것 이라는 설명이다.
정순도님과 같이 호밀을 이용한 토양비옥화와 잡초억제 방법을 적극 활용해 본다면 이 분야에서도 상당한 가능성이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든다. | |